다루도서관 그림책을 소개합니다

<쫌 이상한 사람들> 글그림 미겔 탕코, 문학동네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아직 생각해본 적이 없다면, 질문에 막막함이 몰려온다면, 여기 <쫌 이상한 사람들>을 만나보세요. 이 그림책에 나오는 쫌 이상한 사람들은 아주 작은 것에도 마음을 쓰고, 혼자라고 느끼는 이가 있다면 곧바로 알아채고, 자기편이 졌어도 상대방에게 축하를 건네고, 가끔은 그저 좋아서 춤을 추거나 음악을 연주합니다. 나무에게 감사할 줄 알고, 손을 꼭 잡고 걷는 것을 사랑하며, 때때로 다른 이의 발자취를 따라 걷기도 하지요. 이 책은 ‘세상에 이렇게 쫌 이상한 사람들이 있어서 다행입니다.’라는 문장으로 끝을 맺습니다.

 

 

 

 

  다른 이의 행복을 함께 기뻐하고 눈을 크게 뜬 채로 꿈을 꾸는 사람들, 이상한가요? 우리는 매일 같이 마음에 불신의 금을 긋게 하는 소식들을 마주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다보니 어느 날 문득 친절과 나눔, 따뜻함이라는 단어와 맞닥뜨렸을 때, 그 어느 언저리에 낯섦, 이상함, 두려움과 같은 감정들을 느끼게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요?

<쫌 이상한 사람들>의 범주로 들어서면 우리는 많은 질문들을 받게 됩니다. 내심 어떤 대가를 바라거나 꿍꿍이가 있지 않았겠느냐는, 대가 없이 행동하는 것이 무모하고 어리석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는 질문들. 이제 막 쫌 이상한 사람이 되어보기로 했다면, 때로는 이 질문들 앞에서 자신의 가치가 흔들리는 것을 경험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주위를 찬찬히 둘러보면 쫌 이상한 사람들은 우리 삶 곳곳에 함께 살아가고 있답니다. 흔들리던 이들이 모여 서로를 붙잡고 결국에는 일을 치고야 말기도 합니다. 그게 <성수동 쓰다>의 시작과도 맞닿아 있다는 사실은 비밀 아닌 비밀이지요! 나 하나에서 ‘우리’가 되는 순간 쫌 이상한 사람들은 쫌 평범한 사람이 됩니다. 지금 우리 성수동은 <쫌 이상한 사람들>이 이상한 동네인가요, 평범한 동네인가요?

 

 

<12명의 하루> 글그림 스기타 히로미, 밝은미래

 

  가끔 하루를 마무리하며 오늘 있었던 일을 되짚어봅니다. 누굴 만나서 무슨 일을 했고, 이런 일이 없었더라면 이렇게 될 뻔했고.. 가만히 앉아 오늘 있었던 일들, 만났던 이들을 생각하노라면 오늘 하루가 매순간 엄청난 우연과 사건들로 가득히 채워져 있는 것이 보이곤 합니다. 아이의 등굣길, 차를 몰고 가다 차창 밖으로 무시무시하게 밝은 얼굴로 혼자 걷는 이를 본 적이 있습니다.

 

  순간, 복잡한 아침 스케쥴로 지끈거렸던 머리가 씻은 듯이 맑아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이 일이 꽤 기억에 남았는지, 그 후로 전혀 모르는 이인데도 그 사람을 등굣길에 우연히 마주칠 때면 괜시리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 사람은 어느 날의 자신의 함박 미소가 낯선 이에게 이렇게 작고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요?

<12명의 하루>라는 그림책은 제목 그대로 한 마을에 살아가는 12명의 하루를 보여줍니다.

 

 

 

 

 

  12명의 하루는 모두 다른 장소에서 다른 시간대에 시작해 각자 다른 시간대에 마무리를 짓습니다. 그러나 12명의 하루를 쭉 함께 따라가다 보면 혼자서 채워지는 하루는 없지요. 12명 중 두사람의 하루를 쫓아가보면 초등학생인 헤모는 소방관 피아트를 소방서 견학에서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저녁, 헤모가 집에서 불이 났다는 뉴스를 텔레비전을 통해 보는 동안 피아트는 현장에 출동합니다.

 

  늦은 밤, 헤모가 꿈 속에서 공을 차는 동안 피아트는 현장에서 화재를 진압하느라 진땀을 뻘뻘 흘리고 있지요. 모두 잠든 새벽, 피아트도 비로소 일을 마치고 잠에 듭니다. 피아트의 노력으로 몇 시간 뒤, 헤모는 평화로운 아침을 맞이하게 됩니다. 나머지 10명은 또 어떤 하루를 보냈을까요?

 

 

두 권의 책을 덮고 나면 나는 오늘 어떤 이들을 만났고 어떤 일을 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게 됩니다. 나의 행동은 다른 이의 하루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도요. 그러다 보면 괜시리 길을 걷다 얼굴에 띄워지는 미소를 막기 힘들어진답니다. 성수동의 쫌 이상한 12명 중 한명이 되어보세요! 허은미 작가의 <웃음은 힘이 세다>에서 나오는 것처럼 웃음의 힘을 경험할 수 있을 거예요.

​곽설미 편집위원(서울숲옆다루작은도서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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