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일요일

  만남은 또 다른 만남이 되고 그 만남은 또 다른 새로운 인연으로 우리를 이끈다. 성수동에 문화공간 ‘스페이스오매’를 오픈한지도 벌써 8-9개월이 지나가던 어느날 오매에서 전시를 한 작가를 통해 한 전시를 소개받아 오프닝 행사에 참석하였는데 웬 걸. 오프닝 행사와 전시는 오랜 시간동안 관심을 가지고 있는 현대무용 가들과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의 협업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매우 흥미롭게 전시를 본 이후 난 초청작가로부터 그 다음날 또 다른 흥미로운 전시가 있다는 소개를 받았고 신기하게도 장소가 성수동에 있는 ‘레이블갤러리’라고 전해 들었다. 워낙 흥미로운 전시를 보고 난 이후인지라 소개전시에 대한 호기심은 커져갔고 장소가 성수동이란 점도 매우 끌려 꼭 가리라 다짐했다.

 

  그 다음날 전시장소는 ‘오매’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장소였기에 걸어가기를 선택했다. 성수동에 오래 살긴 하였지만 가는 길만 다니기에 새로운 장소로 걷는 길은 참 생소하고도 신선했다. ’친절,봉사’’로라’ ‘빠우’등의간판들이 유독 내 동공을 자극했기에 나도 모르게 이제 막 언어를 배우기 시작한 어린 아이 마냥 간판을 발음해보고 읊어보기까지 했다.

 

  가는 길엔 공장들이 많았고, 굉장히 익숙할 수 있는 풍경들이 나에겐 유독 신선하게 다가 오는 시간이었기에 걸어오길 참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레이블갤러리에 도착했고, 난 다시 한번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전시장엔 탁본된 ‘성수동간판’들이 가득했다. 심지어 오는 길에 읊었던 간판 중에 하나가 작품으로 놓여있다란생각까지 들어 더욱 묘했다. 작가의 시선으로 바라 본 성수동 간판은 그야말로 작품 그 자체였던것이다. ‘우당약국’ ‘샌딩빠우’ ’성신정밀’ 내 눈에 익숙하게 지나쳤던 것들이 굉장히 새롭고도 중요한 것으로 다가왔다. 평범하게 지나치는 흔한 성수동 풍경에 대한 인식을 예술작품을 통해 바꿔 놓은점이 인상깊었다. 도시풍경에 작가 만의 예술적 시각을 씌어 사람들에게 새로운 의미를 전달하고 있는 작가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지금은 흔한 풍경이지만 곧 사라질지도 모를 성수동 풍경에 대한 기록의 의미에 한참동안 그 기록을 바라보게 되었다.  전시장을 나서고 다시 마주한 성수동 풍경과 간판들을 보며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되었고, 내가 늘 지나치는‘우당약국’ 앞에선 기념사진도 한 장 남겼다. (정희우 작가의 ‘성수동일요일’ 전시는 8월 31일까지)

서수아 편집위원(오매갤러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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