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노래. 레일라 슬리마니

 

 

“아기가 죽었다.

단 몇 초 만에.

고통은 없었다고 의사가 분명하게 말했다."

 

 

 

 

 

 

제목만 보고 덥석 이 책을 펼쳤다면 분명 움찔할 문장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그 어떤 마음의 준비도 시키지 않고 흘러간다. 루이즈는 두 아이를 끔찍하게 살해한 후, 자해를 하고 의식불명인 채 발견된다.

 

둘째 아이를 낳은 후 경력이 단절된 미리암은 변호사로서 자신의 일을 하고픈 욕망에 현실이 늘 만족스럽지 못하다. 고민 끝에 다시 일을 시작하기로 하고 아이들은 자신의 월급을 고스란히 지출해야하지만 보모에게 맡기기로 결정한다. 까다로운 면접 끝에 보모로 결정된 사람이 바로 루이즈다.

루이즈는 정말 완벽한 보모다. 아이들과 너무나도 재밌게 놀아주고 미리암 부부가 늦게 퇴근해도 그때까지 남아있다. 요리도 잘해서 미리암과 폴은 사람들을 초대해 그녀가 한 요리를 대접한다. 지금껏 그녀와 함께 했던 사람들은 그녀를 향해 엄지를 치켜든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미리암은 루이즈의 행동 하나하나가 불편하게 느껴진다.

 

미리암은 어렸을 때부터 더 많은 성취와 완벽한 삶에 대한 욕심이 있는 인물이다. 그런데 나이를 먹고, 가정을 꾸리면서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차차 깨닫는다. 첫째를 낳은 후 모성에 완전히 녹아들어서 양육에 푹 빠져 지내는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곧 이것이 자신에게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고, 어머니가 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야 한다는 사회적 관념에 자신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며 스스로에게 점점 더 실망하게 된다. 깊이 사랑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이들이 어떤 종류의 굴레라고 여겨지고, 아이들이 있어서 자신이 충분한 자유를 느끼지 못하고,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었지만 그럴 수 없게 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왜 아이를 죽였을까?’로 시작된 루이지에 대한 의문은 ‘그녀는 어떤 사람이었을까?’로 이어진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하거나 표현하는 일이 거의 없었던 그녀인지라 끝까지, 완전히, 분명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주변인을 통해 드러난 루이즈의 삶은 고독하고, 고통스러웠다. 남편과도 딸과도 애정 어린 관계를 맺지 못했던 그녀는 난생 처음 다른 가족에게서 따뜻함과 소속감을 느낀다. 평생 일터에서 다른 사람의 아이를 키우며 스스로의 삶을 살지 보지 못했던 루이즈는 처음으로 머무름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것이 모든 비극의 시작이지 않았을까.

정나형(책읽는엄마 책읽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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