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과 사람과 일을 잇다.

마을을 잡지를, 잡지는 마을을

2018년에 우연히 서울숲에 제비논에 토종벼를 심었습니다. 경기 고양에 우보농장을 운영하는 이근이 농부와 연이 닿아, 그의 토종볍씨를 가져온 것이 계기였습니다. 뚝도시장의 작은 작업실 옥상서 볍씨를 틔워, 모를 만들어 팔십여 평 쯤 되는 서울숲 습지생태학습장 옆 습지에 심은 것이었습니다. 이근이 농부를 만나게 된 계기는 2017년에 월말마다 열렸던 언더스탠드 에비뉴의 마르쉐였습니다. 농부들의 도심에 여는 마당. 그게 성수동에서 열렸던 것입니다. 공간들은 사람들을 연결해 줍니다.

 

2019년 초에 서울숲 반상회에 초대받았습니다. 2018년 제비논 지을 때-겨우 모심기 하고, 벼베기한 거죠- 마을 사람들과 함께 했습니다. 프랑스 남편 리오넬과 고승우씨가 왔었고, 성수동서 회계사무소를 연 이수련 님과 우현주 님도 참여했습니다. 고승우 님은 서울숲의 ‘우리동네 가드너’ 프로그램을 통해, ‘이우자매님들’은 우보농장 모심기서 만난 분들이었습니다. 의기투합된 우리들은 ‘배아’(한번 싹트면 성장 외엔 죽음밖에 없는)란 이름으로 만나 모종의 일을 기획하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서울숲 반상회에도 함께 갔죠. 만난 사람들은 일로도 연결됩니다.

 

 

 

 

 

 

 

 

 

 

 

 

 

 

 

서울숲옆다루작은도서관의 곽설미 님을 만난 것은 아마 2016년의 초봄일 겁니다. 다루작은도서관은 아이들과 엄마들이 함께 만나는 ‘용감한 엄마들’을 조직했고, 그들은 동네에 놀이터를 열고, 포럼과 강연을 조직하고, 공동육아를 진행했습니다. 성동공정여행사업단의 백영화 대표를 만난 것은 2016년에서 2017년으로 넘어가는 사이. 김 대표는 성수동의 소셜벤처와 사회적경제를 찾아가는 여행길을 열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제가 성수동서 만나는 소박한 ‘책’과 ‘여행’이었습니다. 2019년에 성동공동연합은 다가치협동조합을 만들고, 쓰담(쓰고담다)한 책들로 2019 국제도서전에 참여했습니다. 성동공정여행사업단은 사계절공정여행이 되어 관광/여행 소셜벤처로 성장해 가고 있습니다. ‘만 권의 책, 만 리 여행’도 시작은 작은 자신의 첫걸음입니다.

 

2019년 올해, 동네잡지 <성수동쓰다>는 세 번의 책 발간을 합니다. 7호는 여성, 8호는 일, 9호는 책이 주제입니다. 세상의 반이 여성인 상황에서, 이미 마을의 ‘주인 역할’을 하는 여성을 다시 보여드립니다. 일은 우리 시대의 화두입니다. 경력‘보유’ 여성도, 아이들 진로도, 청년의 고민에도, 어르신들의 은퇴후에도 일은 늘 중심입니다. 책은 글과 생각, 우리의 대화와 토론 모두를 포괄합니다. 핸드폰과 컴퓨터를 놓지 못하고 사는 우리들의 일상에 ‘책’이라는 돌멩이를 던져 보겠습니다. 주제를 함께 하는 성수동쓰다의 필자들은 삶에서 건져올린 묵직한 화두들을 우리와 나눌 것입니다. 

 

쓴다는 행위가 책에만 한정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일상에서 길어올리되, 일상을 다시 바라보고, 일상을 바꾸어 가는 힘을 잡지 안에 담고자 합니다. 일상서 겪은 일들을 글로 옮겨 책에 실어 여러분께 전달드리는 이유입니다. 공간을 소개하면서, 사람과 맺어지면서, 일들에 엮이면서, 우리는 위로와 길을 찾습니다. 우리는 글의 힘을 믿습니다. 

​원동업/ 성수동쓰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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