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사러 기꺼이 찾아오는 뚝도시장 복원하겠다.”

 

​-김준한 뚝도시장번영회장 인터뷰

“어제 물청소를 한 뒤에, 전구가 탔어요. 저쪽 두꺼비집 전원도 내려갔어요.” 광 떡볶이집 여사장님의 ‘민원’이 김회장에게 전달됐다. “사람을 찾아놨어요. 곧 찾아갈 거니 필요한 부분을 손보세요.”하고 김회장이 약속했다. “왜 간판을 깨끗하게 닦지 못했느냐?”는 민원은 청소를 마친 인부들에게로 날아갔다. “고압으로 세제를 써서 하면 간판이 상해요.” 뒷정리를 하는 인부들이 대답했다.

 

지난 8월 15일 광복절을 하루 앞둔 날. 성동구 뚝도시장엔 두 대의 접이식 사다리차가 분주히 아케이드 아래를 돌며 물을 뿜었다. 캐노피 천장과 구조물과 간판을 물청소하는 중. 비닐봉지에 싸여 칭칭 테이프로 감싼 알전구를 타고 구정물들이 떨어졌다. 11년 만에 묵은 때를 벗자, 지붕골격들과 간판들이 원래의 색을 찾아 환했다. 공기마저 달라진 듯한 이곳 시장 골목길을 김준한(뚝도시장번영회 장) 님이 부지런히 돌며 점검을 하고 있었다.

 

 

 

 

 

 

 

 

 

 

 

 

 

 

 

 

 

 

- 뚝도시장에서 가장 시급하고 기초적인 일을 이번에 하신 것 같다. 많은 분들이 뚝도시장에 오길 꺼려한 이유중 하나가 청결 문제였다.

 

“고압 물세척기 두 대를 가동했다. 중간 중간에서 전기를 끌어써야했는데, 그 허락도 안 해 주시는 분도 있었다. 하지만 예상보다 더 잘 세척작업이 끝났다. 전기시설이 곳곳에 있어 물세척이 어려웠는데, 청소가 우선이라 문제가 생기면 고쳐드리기로 준비한 뒤 진행했다.”

 

- 차근차근 바닥의 하수구 냄새 문제도 해결하고, 바닥 청소도 진행하는 걸 봤다. 그 외는?

 

“전통시장 천장을 이런 방식으로 하는 것에 작업자들도 놀라워했다. 흔치 않은 일이라고. 원래 6일 계획이었는데, 더 일찍 끝냈다. 골격에 색도 다시 칠하고, 배수구도 뚫었다. 곧 바닥에 색칠도 할 것이고, 조명도 더 보완(10월초 현재 작업은 완료됐다)할 것이다.

 

뚝도시장뿐 아니라 대개의 전통시장은 ‘부활’에 안간힘을 써왔다. 이곳 뚝도시장도 서해서 갓잡아온 생선들을 파는 ‘활어시장’을 컨셉으로 삼아 대대적인 활성화 사업을 진행했었다. 뚝섬벌판이 사냥터라는 것에 착안해 이곳에서 진행된 사냥축제, 전통시장 가는 날의 정기적인 축제, 마을공동체 활동이나 재생활동과의 연계, 17호나 열린 뚝도청춘상회도 현재 진행형이다. 그 과정을 통해 뚝도시장은 오롯하게 옛영광을, 혹은 새로운 ‘명소’가 되어 지속가능한 시장이 됐을까?

새로 열렸던 몇 개의 활어(생선)집은 현재 문을 닫았다. 상가 안에서 밖으로 나와 좌판을 벌였던 축제는 정기화 지속화되지는 못했다. 청춘상회 중 몇 곳은 버티고 몇 곳은 떠났다. 그럼에도 뚝도시장은 차근차근 불씨가 살아나고 있다. 우직하게 남아 장사를 하고 있는 청춘상회는 젊은 활기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냉면에 불고기 등 만원의 행복을 선사하는 서울맛집, 3호점까지 문을 연 미정이네 코다리찜, ‘곱창 파는 분식집이 어디예요?’하고 멀리서도 찾아오는 영수분식 등엔 여전히 사람이 넘친다. 시장은 단골을 잃지 않으며 자기 일을 하고, 밤에는 더 사람의 활기를 더하고, 문을 여는 시장은 더 늘어나고 있는 중이다.

 

 

 

 

 

 

 

 

 

 

 

- 뚝도시장 상인대학을 여셔서 많은 분들이 참여한 것이 인상 깊었다. 평가하신다면?

“에이플러스라고 하기엔 어렵겠지만, 낙제점도 아니다. 수강생들은 지금도 여전히 카톡방을 열고 활발하게 소통한다. 대청소같은 일에 늘 함께 하는 분들이 그들이다. 지금도 조별로 화요일이면 만하 화장실 청소도 한다. 우리 시장의 변화를 끌어갈 주인들이기도 하다.”

 

- 많은 변화의 노력들이 있었다. 김준한 회장께서 초점을 맞추는 부분은?

“전통시장이 자기 정체성이 있어야 한다. 일단 찬거리, 먹거리가 강해야 한다. 반찬연구소같은 걸 열고싶다. 주민들과 반찬경연대회랄까? 그런 걸 열어서 200가지 쯤 반찬을 만드는 거다. 계절별로도 지역별로도 만들고. 육해공도 섞어서. 예를 들면 직장인들을 위해 5가지 이상 찬을 만들고 인근 밥집과 연계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남녀노소가 좋아하는 닭강정도 준비중이다. 두부도 강황이나 톳을 넣어 웰빙두부로 만들고…. 어묵도 우리는 선어로, 훨씬 더 생선 함량이 높은 제품을 생산할 자신이 있다.”

 

 

 

 

 

 

 

 

 

 

 

 

 

 

 

 

 

 

 

 

 

김준한 회장이 성동구 전통시장협의회의 대표를 맡고 있다. 서울시 전통시장 상인회 모임의 이사이기도 하다. 이런 만남을 통해 다른 시장의 경험과 현실을 배우는 폭을 넓히고 실질적 대안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살피기도 한다. 대학과 협력해 연구를 진행하고, 협동조합 방식의 뚝도시장 기업을 세우는 꿈은 그런 데서 왔다. 물론 그 일을 해낼 수 있는 재정을 마련하고, 우리 시장에 맞는 구체적 방안을 찾는 일 역시 지속해야 한다. 이런 일을 하느라 본업 완도건어물의 일은 어느새 밀려있다.

 

“내 가게는 시스템으로 돌아간다. 인터넷을 연결된 지점도 있고. 무엇보다 뚝도시장이 안에서 서로 협력하고 동시에 경쟁하고, 맛으로 승부해야지. 가볼만한 시장, 그냥 머무는 시장이 아니라, 살 것이 있어서 기꺼이 가는 시장. 그게 우리의 목표다. 앞으로 더 많이 변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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