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수동쓰다

(첫 혹은 유일)첫 이전에 무엇이 있었나

<오매갤러리에서> 도파민최전과 만욱과의 대담




  흥성스러워, 놀랐습니다. 성수동 오매갤러리에서 열린 도파민최 작가의 도파민展 이야기입니다. 일단 전시된 작품들의 형식이 다양했습니다. 회화도 있었고 조각이 함께 했습니다. 도자기로 구운 작은 피규어도 전시장 곳곳에 위치했습니다. 마치 이 전시를 위해 전시장이 준비된 것처럼 보였습니다. 전시에 걸맞는 음악이 흘렀고, 조명이 비추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작가는 한 스무 날 가량(스무 날은 달걀을 품어 부화시킬 수 있는 시간이죠)을 이곳 전시장에서 작업했다고 합니다. 오매갤러리에서 때때로 밥도 해주었답니다. 그래서 그간 작업실이 좁아 하지 못했던 ‘대작’도 아예 캔버스를 주문해 마칠 수 있던 것이었죠.

  이 작품전이 도파민최 최종한 님의 첫 개인전[18.04.23~05.28]이라는 것을 알고 다시 놀랐습니다. ‘도파민전’은 주제가 또렷하고, 그에 부합한 형식을 구현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장인의 손길을 닮은 노련함도 보였고, 예술가적인 실험의식과 열정도 보였죠. 그런데 첫 개인전이라고? “삼십 번쯤 단체전을 해 왔었죠.” 하는 작가의 말을 들었습니다. “혼자 하니까 모든 것을 쉽게 결정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진행되는 게 느리더라구요.” 고백도 했습니다. “중독에 관심이 많았어요. 저를 포함해서 우리 세대가 게임에도, 사이버세계에도 빠져 있고요. 누구든 헤어나오기 어려운 기쁨과 환락이 있거든요. 그게 뭘까 풀어보고 싶었죠.” 좋은 작가는 자신이 정말로 관심이 있는 것을 다룹니다. 삶에서 겪는 문제를 풀고자 분투하는 과정으로서의 작품을 하기도 하죠. 이 모든 것들도 이해가 갔습니다.

  그의 전시 첫날 오프닝에 평론가 옥시토신안(안재우)의 도파민전 해설을 곁들인 퍼포먼스도 있었습니다. 그는 음악과 함께, 작품 하나하나를 릴레이로 뛰어다니며, 마치 토크쇼 공연을 하듯이 풀어내 갔습니다. 작가는 작가대로, 평론가는 평론가대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그저 하는 것(Just do it)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머리 안에서 하고 싶다, 이렇게 하면 되겠다, 그러면 그렇게 시동 건 것을 가지고, 실제로 해보는 것. 모든 첫 시작은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이겠다.’ 생각했습니다. 시작을 만들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 한번 그냥 해 봐요.


도파민최의 즐거운 퍼포먼스

만욱의 첫-아무것도 하지 않자, 예술이 다가오다


만욱작가와의 대담

작가 만욱은 오매에서 전시를 했습니다. 전시는 미술가들에게 하나의 성과입니다. 비즈니스맨들에겐 오더를 따내고 납품을 완료한 것과 같습니다. 소설가에겐 책을 출판한 것과 같고, 감독은 한편의 영화를 찍고 편집해서 개봉까지 해낸 거죠. 만욱은 그 갤러리에서 작가와의 대담도 진행했습니다. 그녀가 쓴 책 <아줌마 왜 혼자 다녀요>를 읽은 분들이 찾아왔습니다. 성수동과 성동구의 엄마들과 지역 주민들이 그녀 앞에 앉았습니다.

최근 만욱이 해낸 것은 평범한 엄마들이 보기에, 놀라운 것들입니다. 첫째, 작품 전시를 해내었지요. 둘째 혼자서 해외 여행을 해냈고, 그 내용들을 써내 책을 출판한 것입니다. 출판사도 차려, 말하자면 자신의 사업체도 가졌죠. 그녀는 큰 벽에 큰 그림을 그렸습니다. 자신의 기획으로, 자신만의 그림을 그린 거죠. 오매갤러리 아래 음식점들이 여럿인데, 그중 하나엔 만욱의 벽화도 있습니다. 작업실도 이미 가졌죠. 그리고 그걸 옮아가기도 하고요. 누군들 처음부터 작가였겠습니까만, 그녀는 전공도 미술이나 공예가 아니었습니다. 평범하게 직장생활하던 소심한 여성이었다고 스스로 말했죠. 어떻게 그녀는 예술가로서의 첫 시작을 할 수 있었던 걸까요?

  “다르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한 다음에, 예술가로 살아야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처음엔 모든 걸 놓았어요. 직장도 다니지 않았고요. (아이가 있는 것은 아니었어요.) 무슨 여행을 꼭 가야겠다고 하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그 빈자리로 들어오는 것은 거의 전부 다 미술과 관련된 것들이었어요. 전시도 그렇고, 사람도 그렇고 일도 그렇고….” 그렇게 자신에게 오는 것들을 회피하지 않았던 것이죠. 시작이 되면 그 다음은 그걸 지속하는 것입니다. 만욱은 시간 안에서, 공간 속에서 만욱은 차근차근 삶과 작업들을 쌓아올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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